안녕하세요. 스티븐 연과 앨리 웡이 주연으로 나와 이목을 끈 넷플릭스 드라마 '비프'의 줄거리, 등장인물, 느낀 점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줄거리
'대니'(스티브연)는 한국인이고 각종 집 보수 등으로 먹고사는 수리업자입니다. 사촌 형의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가족 사업이었던 모텔을 날리게 되었습니다. 그 일로 부모님은 한국으로 돌아가 일을 하게 되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동생의 대학 합격증을 몰래 버려 동생의 대학 진학을 포기시킵니다. 이로 인해 동생은 삶의 의미를 잃고 게임과 가상화폐에 빠져 살게 됩니다. 이러한 가족의 모습을 보고 스스로가 망쳤다는 죄책감에 가족들도 그는 스스로 생을 끝내려고 시도하지만 그마저도 실패합니다. '에이미'(앨리웡)는 어렸을 때 부모님이 싸우면서 자신이 부모님이 원해서 태어난 게 아니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때부터 버려지지 않기 위한 착한 아이가 되려고 노력합니다. 현재 겉으로는 남부러울 것 없이 인정받는 직업이지만 미국 상류층의 온갖 입맛을 맞추는 데 지쳐서 갤러리 거래만 성사시키고 퇴직하려고 합니다. 접점 하나 없던 그들은 쇼핑센터 주차장에서 시비가 붙습니다. 이후 서로에게 앙갚음을 주고받으면서 각자의 가족까지 끌어들이게 됩니다. 이 사소한 시비가 에이미의 이혼과 딸의 유괴로까지 흘러가고 아무 상관 없는 사람들도 목숨을 잃게 됩니다. 경찰에 쫓기다 사막으로 도망친 대니와 에이미는 잠시 싸움을 멈추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천천히 대화를 나누며 그들은 철천지원수에서 서로가 많이 닮아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고 연민을 가집니다. 척박한 사막에서 생사고락을 함께하며 드디어 둘이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 도착했을 때, 에이미를 찾고 있던 에이미의 남편이 에이미가 위협당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대니에게 총을 쏘게 됩니다.
등장인물
대니 역을 맡은 스티븐 연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미국인 배우입니다. 미국 인기 케이블 드라마 '워킹 데드'에서 글렌 리 역을 맡아서 유명해졌습니다. 한국에서는 2018년 이창동 감독에 '버닝'이라는 작품에 출연하게 되면서 이름을 알렸고, 특히 2020년 '미나리'가 아카데미에서 수상하게 되면서 대중에게 각인되었습니다. 스티븐 연은 '아시아인치고는 잘한다'는 미국인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꿈이라고 합니다. 사실 과거에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하였던 아시아인 캐릭터는 굉장히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나오는 경우가 흔했기 때문입니다. 에이미 역을 맡은 앨리웡은 스탠드업 코미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유명한 인물입니다. 그녀의 스탠드업 코미디 세 작품을 넷플릭스에서도 볼 수 있다고 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시청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주연 영화 '우리 사이 어쩌면' 에서는 비프에서 보여줬던 모습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라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느낀 점
한국어 제목<성난 사람들>에서 알 수 있듯이 비트(beef)는 싸우다 불평하다는 뜻입니다. 극 초반에서는 분노조절장애 남녀가 만나 치고받는 모습이 흥미로웠습니다. 사실 모든 사람이 내면의 화를 다 품고 있지만 '사회성'이라는 명목하에 참고 넘기는 순간들이 많은데, 이 드라마에서 둘은 참지 않습니다. '빡친다'라는 말로밖에는 설명되지 않는 표정을 짓고서 내일이 없는 사람들처럼 서로에게 분노를 쏟아내는데 처음에는 왜 저러나 싶다가도 한 편으로는 카타르시스가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사실 저도 화가 많은 사람으로서 저런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싸우지는 않겠지만 집에 돌아가는 길에 차에서 온갖 욕을 할 것 같습니다. 이 점에서 사실 이 둘이 겪었던 주차장에서의 시비는 이 문제의 원인으로 보이지만 그들의 분노와 증오심의 원인은 사실 본인들이 가진 콤플렉스와 상처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각자의 내면을 잘 들여다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아시안들이 미국에서 삶을 영위하는 직업들과 이들을 바라보는 백인들의 시선, 돈이 많은 아시아인조차 겉으로 대접받을지언정 실상은 마음 나눌 하나 없는 고독한 현실, 한인교회 커뮤니티 안에서 친목도 쌓지만 그만큼의 반목질도 있다는 점까지 미국계 아시아인들의 고충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드라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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